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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분석-Weekly Tought

[세계시장] 워렌버핏은 왜 일본기업을 사들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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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과 일본 5대 상사는 무슨관계일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2020년 8월 일본의 5대 종합상사(이토추상사, 미쓰비시상사, 미쓰이물산, 스미토모상사, 마루베니) 주식을 5%씩 사들이면서 세상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2년 11월에 6% 이상으로 지분을 늘렸는데요. 이번에는 버핏이 일본 방문 중에 5대 상사 주식을 7.4%까지 각각 추가로 확대했다고 밝혔습니다. 도대체 왜이러는 걸까요?

 

이 일본 5개 상사의 주가는 버크셔가 사들였다고 말한 후 지금까지 평균 2배 이상 뛰었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의 S&P500지수는 2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상승폭입니다. 물론 단기간으로 보면 미국의 S&P 500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가 크게 조정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역시나 장기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버핏은 변동성이 적으면서도 꾸준히 우상향 하는 주식을 골랐다고 보여집니다.

 

한편 워렌버핏은 유사한 시기에 글로벌 최고의 파운드리 업체로 불리는 대만 TSMC 투자를 거의 철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2년 7월~9월 TSMC 주식 45억달러 이상을 사들인 후 연말에는 보유 주식의 85%를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는 TSMC가 “이 분야에서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고, 경영도 굉장히 잘하고 있지만 자본을 투입할 더 나은 곳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버핏이 생각하는 최고의 투자는 제 생각입니다만, "언제나 경제적 혜자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우상향 할 수 있는가" 입니다.

이렇게 생각했을 때, 대만은 현재 중국과의 문제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었고, 미국의 기조 또한 더이상 생산기지를 해외에 두지않는 방향을 선택했기 때문에 철회를 생각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왜 일본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깁니다. 

왜? "일본"이 버핏의 선택지로 들어왔을까?

1. 미국의 상황을 먼저 살펴봅시다.

미국은 지난 22년 9월 20-21일 진행된 FOMC에서 예상 점도표가 상향됐었죠. 미국 중앙 은행의 긴축의지는 더없이 강함을 확인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주식시장이었습니다. 폴 볼커이후 이례적인 금리 인상으로 환율이 급등하자 주식 시장은 급락해버렸습니다. 모두 예상됐던 결과였지만 맞은 데를 또 맞은 격으로 하락에 또 하락을 맞았습니다.

이렇게 금리 인상을 강하게 단행했던 이유는 '기대 인플레이션' 때문이었습니다. 과거의 실수를 답습하지 않기 위한 파월의장은 인플레이션보다 무서운 것은 '기대 인플레이션'이다. 라고 말하면서 그것을 잡기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기에 "고용이 조금 훼손되더라도", "경기침체가 오더라도"라는 강력한 말을 언급했고, 지금까지의 폭발적 금리인상은 그 것을 보여줍니다.

 

 * 기대인플레이션 : 통상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화폐량의 증가, 즉 화폐가치의 하락이 원인이 됩니다. 그런데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진다는 것은 화폐유통량이 많아짐으로써 화폐가치가 하락되고, 이로 인하여 소비하기 쉬워지는 상황이 옵니다. 그렇게 소비량이 증가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수요에 맞춰 물건의 값이 올라가게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내일 또 오를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되면 오늘 더 소비하는 결과를 낳게 되죠.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 더 오를꺼야"라고 기대하는 것이 기대 인플레이션입니다. 이것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 시장의 돈을 회수하는 것이죠. 그게 바로 금리 인상입니다.

 

2. 전 세계 금리 인상 상황을 살펴보자.

미국은 세계 최강국입니다. 아무리 중국이 부상하고 있다고 해도 미국의 지위는 여전히 세계 최고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런 국가가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미국 외의 국가의 금리는 저렴한 상태가 됩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으로 돈이 휩쓸려 들어갑니다. 왜냐하면 '나라의 안정성'이 곧 '화폐의 안정성'이 되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미국에 돈을 맡기고 3%를 받을 수 있고, 한국에 돈을 맡기고 4%를 받을 수 있다고 해봅시다. 이럴 때 세계 상황이 안정적이라면 미국이 아무리 강대국이라도 통상 한국에 돈을 맡겨놓게 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경제적 이슈로 미국이 5%로 금리를 인상했다고 해봅시다. 이렇게 되면 모든 돈들이 미국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왜냐하면 미국보다 안전한 나라는 없는데, 그곳에서 돈을 더줘? 그럼 거기로 가야지! 라고 모두가 판단하게 되는 것이죠. 이럴 때 가장 큰 문제가 세계 약소국들에 있는 달러가 미국으로 빨려들어가게 됩니다. 이것을 막기 위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맞춰 다른 나라들도 통상 금리 인상을 단행합니다. 그래서 전세계적으로 미국에 발맞춰 금리 인상을 단행하게 되죠. 이번에 우리나라는 이것을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아래 표를 보시겠습니다.

 

인베스팅 닷컴 : 전세계 중앙은행 금리 상황

미국 5.25% 의 금리상황에서 대부분이 3.5%를 넘긴 상황이지만, 특이한 국가가 있습니다. 바로 스위스와 일본입니다.

오늘 우리는 버핏의 일본 투자를 이해하려고 하니, 일본을 보겠습니다.

일본은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이어진 경제불황을 겪었습니다. 그 유명한 잃어버린 10년이죠. 그런데 그 이후로도 경제회복이 좀처럼 되지 않고, 잃어버린 20년 잃어버린 30년 등의 추가 용어가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일본은 저 경제위기 이후로 올해까지 단한번도 정책금리가 1%를 넘어선적이 없었습니다. 최근 22년도 일본에 다녀왔을 때도, 주택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0.1%라는 소리를 들었었죠.

자 다시 돌아와 봅시다. 20년 모두 돈풀기를 실행하면서 시장에 돈이 급속도로 풀렸습니다. 그리고 지금 미국은 그 후폭풍을 빠르게 막기 위해서 폭발적 금리인상을 단행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그 금리인상을 따라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금리를 올릴 수 없는 국가가 있습니다. '바로 일본'입니다.

 

설마했지만 역시…日 "기준금리 동결"에 엔화 뚝↓·증시는 쑥↑(23.01.머니투데이)

 
일본은행(BOJ)이 18일 이틀 간의 정례회의 끝에 종전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시장에선 일본은행이 긴축으로 해석될 정책 수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번졌지만 일본은행이 동결을 결정하면서 엔화는 2% 넘게 속락하고 있다. 일본 증시는 급등세다.

23년 1월 머니투데이의 기사를 가져와봤습니다. 모두가 금리 인상을 해도 일본은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심지어 역사적으로 1%를 넘긴적이 없는데도 금리를 '못' 올리고 있습니다. 금리를 낮게 유지할 수 있다면, 빚으로 움직이는 기업들의 상황은 비용부담이 적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좋아지게 됩니다. (단순하게만 생각하면요)

 

일본이 긴축정책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부채"입니다.
일본이 약 30년 전부터 지금까지 장기적인 불황으로  초저금리의 양적 완화를 지속해 왔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일본 경제의 붕괴를 온몸으로 체험했고, 그렇게 극도의 공포를 경험한 사람들은 쉽사리 움직이지 못합니다. 그게 일본에서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나타날 수 없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초저금리의 양적 완화가 지금까지 지속되어 온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살아나지 않았고, 이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일본에도 인플레이션이 찾아오는 바람에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쉽게 금리를 올릴 수 없습니다.
30년 동안 양적 완화 정책을 펼치며 엄청난 정부부채가 쌓였고, 여기에다 금리까지 올리면 이자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사실상 자신의 목을 조르는 자살행위나 다름없습니다.

 

현재 2022년 기준으로 일본 GDP 대비 정부 부채가 265%까지 올라왔습니다. 참고로 미국 부채가 위험하다. 견딜 수 있냐 라는 소리가 나오는 미국이 2020년 기준으로 161%이고, 한국은 49%입니다. 

출처 : 일본 GDP 대비 정부부채 ( https://ko.tradingeconomics.com/japan/government-debt-to-gdp )

 

그럼 이쯤 되면 나라 망해야 되는거아닌가? 어떻게 버티는 거지? 라는 소리가 나올 텐데 일본은 버티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일본이 기축통화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일본이 달러만큼은 아니지만 한때 세계에 영향력을 지대하게 끼친 나라인 만큼 엔화는 세계시장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국채를 지금까지 해외 기관들이 사주거나 최소한 팔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일본 국채가 계속 0%수준 아래로 위협하자 이를 매도하는 세력이 점차 늘어나면서 일본이  단행한 YCC(Yield Curve Control) 금리 상단을 넘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 채권은 좀 어려운 부분이지만, 채권은 발행당시의 금리률이 있고, 시장에 나오면서 시장 채권가격을 통한 변동 수익률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의 금리를 주는 채권이 1000만원 어치 발행됐다고 해봅시다. 이때 1000만 원에 사겠다는 사람(수요)가 많으면 판매자는 가격을 올립니다. 극단적으로 2000만 원에 올려서 팔았다고 봅시다. 그러면 2000만원에 산 사람은 1% 수익이 고정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익률은 1000만원에 산사람 대비해서 0.5%로 내려갑니다. 반대로 해당 채권이 매도자가 겁나 많은데 사려는 사람은 없어서 500만원 까지 내려갔다고 봅시다. 그러면 500만원에 산사람은 같은 1%라도 1000만원에 산 사람에 비해서 수익률은 2배가 됩니다. 그래서 이 일본채권의 매도세가 많아지면 가격이 내려간고 볼 수 있고 가격이 내려가면 채권 금리는 높아지는 현상 그래서 YCC로 막아둔 0.5% 상단으로 올라가버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일본 입장에서는 이 채권을 사줘야 하는 사람들이 많아야하고, 최소한 되파는 사람이 없어야 국가 유지에 유리해집니다. 여러모로 골치가 아파지는 것이죠.

 

이러한 이유로 일본은 금리를 인상하기 쉽지 않은 것입니다.

 

금리를 인상하지 못하는 일본! 그 기업의 입장에서는 어떤건데?

현재 올해만 4.5% 내년에는 5~6% 미국 기준금리를 가정시, 기업의 상황을 봐봅시다.

22년 초만 보더라도 0% 금리가 22년 9월 30일 기준 3.25%입니다. 다시 생각해봅시다.

모든 기업은 자신들만의 돈으로 사업을 운영하지 않죠. 보통 막대한 부채를 씁니다. 극단적으로 조달 금리 0%로 돈을 빌려서 사업을 진행할때는 1~3% 수익만 나도 이 기업은 성장합니다. 왜냐하면 기업의 돈은 개인이 상상할 수 없을만한 크기이기에 1~3% 수익이라도 그 액수는 엄청난 것이죠.

그런데 금리가 4%일때는 5% 이상의 수익을 내야합니다. 이게 쉬울까요? 엄청난 레벨의 상승입니다. 게임으로 치면 초보자용 사냥터에서도 레벨이 오르던게, 갑자기 중급 이상의 사냥터에서도 레벨이 오르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 심지어 나의 레벨이 낮다면? 죽는 겁니다. 

 

결국 금리가 0%였던 상황에서 기업은 결국 팔아서 1% 수익만 내도 성장하기 때문에 제조든,판매든, 서비스든 무엇이든 만들어서 제공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야 돈을 벌고 성장하는 공식이 먹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5% 금리가 최대 6%까지 올라간다고 가정해봅시다. 위에서 말했듯이 저 금리보다 초과 수익을 내야합니다. 주식으로 따지면 2%만 수익을 내도 이익을 보던 사람들이 갑자기 6%이상의 수익을 봐야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제조, 판매에 힘쓰지 않고 예금만 했을 경우 수익이 6%가 되는 상황이 도래한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 "초보"레벨에 있는 기업들은 "중상급 사냥터"로 바뀐 이 환경에서 살아남기가 힘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사라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죠.

 

이 말은 곧, 기업에 대한 투자의 판도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고, 어렵고 힘들어 진다는 것입니다.

버핏, 일본을 선택한 이유는 이게 아니었을까?

지금까지 긴 글을 읽어주셨습니다. 이제 그럼 버핏의 선택을 다시 봅시다.

결국 이 전체적인 이야기에서 핵심은 저금리 시대의 끝이 이미 다가 왔고, 초고금리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근데, 이 고금리 시대에서 절대 금리를 올릴 것 같지 않은 나라가 있다?! 그게 일본입니다.

 

그럼 다시 봅시다. 대부분의 나라가 "중상급 사냥터"로 변화하는 이 시기에 초보자용 사냥터에서도 레벨을 올리기 쉬운 곳이 있다? 거기가 일본이 되는 것입니다. 위 스토리로 보면 일본은 저금리를 강력하게 유지할 것이고, 이미 세계 선진국 반열에 있어 경제가 휘청일 염려도 적습니다. 그리고 이 고금리 기조가 강해지면? 세계의 대부분의 기업들은 힘을 못쓰게 될 것이나, 상대적으로 기업에게 편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나라가 일본이 될 것입니다. 

 

1. 미국은 금리를 폭발적으로 인상한다.

2. 대부분의 미국 아래 국가들은 그 금리를 따라 올려야 한다.

3. 이때 금리를 절대 올릴 수 없는 국가가 있네?

4. 그런데 심지어 세계 선진국 반열에 있는 국가네?

5. 여기에 있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리겠는걸?!

6. 이 생각의 끝에 길게봐도 절대적으로 살아남을 것 같은 "상사"를 5개 모두 구매해버리는 선택을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이상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자신의 논리나 추가 아이디어, 혹은 잘못된점은 왜 잘못되었는지를 작성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